우리는 종종 내가 옳다고 믿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믿음이 갈등을 낳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기도 하죠. 오늘 소개할 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단 한 줄,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라는 문장이 삶을 얼마나 따뜻하고 평화롭게 바꿔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스웨덴 임원이 승려가 되기까지
저자 비욘은 스웨덴 출신의 엘리트였습니다. 20대 중반, 세계적인 기업에서 임원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어느 날 문득 공허함을 느낍니다. 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태국의 숲속 사원을 만났고, 그곳에서 17년 동안 승려로 살아갑니다. 그는 ‘나티코’라는 법명을 얻고 고요한 수행의 시간을 보내죠. 수행을 마친 후 다시 세속으로 돌아온 그는 명상가, 강연가로 활동하며 사람들과 내면의 평화에 대해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루게릭병이라는 중대한 질병을 만나고, 마지막까지 스스로 존엄사를 선택하며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이 책은 그 모든 여정을 담아낸 그의 마지막 선물입니다.
생각을 놓아주는 연습
책에서 비욘은 이렇게 말합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다 믿지 않게 되었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생각에 시달립니다. 불안, 후회, 비교, 두려움… 하지만 그는 수행을 통해 그러한 생각들이 ‘진짜 나’가 아님을 깨닫습니다. 그것들은 지나가는 구름과 같고, 우리는 그것을 바라보는 하늘 같은 존재라는 것이죠. 그는 생각에 휘둘리는 대신, 그것을 관찰하고 흘려보내는 연습을 하라고 말합니다. 단지 ‘지켜보기’만 해도 삶의 많은 고통이 줄어든다는 메시지는 명상 초심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의 힘
이 문장은 단순해 보이지만, 강력한 무기입니다. 자신을 옳다고 주장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타인의 시선을 받아들이는 태도. 이 한마디는 수많은 갈등을 피하게 하고, 관계 속에서 부드러운 균형을 만들어냅니다. 비욘은 이 문장을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되뇌었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상처받았을 때, 스스로 분노가 치밀 때, 또는 불안에 사로잡힐 때 말이죠.
“내가 틀릴 수도 있어.”
이 문장이 주는 겸손은, 곧 자유로 이어집니다.
죽음을 앞두고 더 깊어진 삶의 이야기
책 후반부로 갈수록 그는 루게릭병 진단 이후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줍니다. 몸이 점점 움직이지 않게 되고, 일상마저 어려워지는 순간에도 그는 평온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처럼, 그는 고통마저도 일시적인 흐름으로 받아들입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그의 태도는 독자에게 묵직한 감동을 남깁니다. 삶의 본질을 꿰뚫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담백한 말들, 그리고 조용한 유언처럼 느껴지는 문장들은 깊은 사색을 불러일으킵니다.
마무리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단지 자기계발서가 아닙니다.
삶과 죽음, 갈등과 이해, 두려움과 평화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한 사람의 철학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와 다툴 때 한 번쯤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이 감정, 꼭 맞서 싸워야 할까?" "내가 틀릴 수도 있지 않을까?" 삶을 더 부드럽고 따뜻하게 살아가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꼭 추천드립니다.